<20 대의 열등감, 30 대의 책임감>

<20 대의 열등감, 30 대의 책임감>

조금은 낯간지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은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에 참으로 감사한 하루들이다. 나라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면,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좋은 점들도 있겠지만, 모난 점들도 많은 사람이다. 나도 모르고 있는 사이에 나로부터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도 많을 테고,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도 참 많았을거다. 그 와중에도 내게 남아있는 사람들, 내게 진정성 있는 도움의 손길을, 아니 말 한마디라도 던져주는 사람들에게 참으로 감사한 하루들이다.

삶에 있어서 능력이 물론 중요하지만, 능력을 꽃피우는 기반은 진정성 있는 관계들이다. 진정성만 있고, 좋은 사람만 되어서는 당연히 안 되는 것이겠지만. 스스로가 필요한 사람이 되어준다는 가정하에, 진정성 있는 관계들로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지치지 않는다면 내게 주어진 시간은 길고, 전혀 조급할 필요가 없다.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돌려주고 싶어서라도 최선을 다하고 능력을 쌓고, 증명해 내고 싶다는 생각들로 가득 차있다.

20대의 삶은 내 능력 부족에 대한 결핍에서 오는 열등감이 전부지 않았나 싶다. 뛰어난 사람들 사이에서 무엇 하나 뛰어나지 못한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조급함이 있었는데, 달려오다 보니 내게 손길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에 감사함을 느낀다. 앞으로 30대의 삶은 능력 부족에 대한 결핍, 열등감보다 나에게 손길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에게 갚기 위한 책임감, 그리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나를 보고 고맙다고 해주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책임감으로 채워나가는 삶이 아닐까 한다.

진정성으로 모든 것들이 해결되지 않는다. 좋은 사람이라고 되는 게 없다. 그냥 좋은 사람으로 끝나고 싶은 마음은 없고, 좋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야 나를 믿어주고, 손길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에게도 대갚음해나갈 수 있을 테니까. 그런 마음이 단기적인 시야로 나를 채찍질하는 게 아니라,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를 멀리 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인 것 같다.

잡상이 길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생각이 가득 차있는 것 같다. 이렇게라도 글을 써야 정리가 되고, 답답한 마음이나 머릿속 생각들이 정리가 되어 편하다. 윈스턴 처칠은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평생 우울한 생각들이 해결이 안 되는데,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걱정과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를 친구가 해줬다. 나한테 그런 수단이 하나쯤 있어서 다행이다. 그림은 못 그려도 글은 쓸 수 있으니까. 나중에 시간 지나서, 이런 글들 다시 보면 참 재밌다. 그때, 그때 내가 어떤 생각 했는지 다시 돌아볼 테다. 그리고 더 멀리 나아가서 주변 사람들에게 갚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말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