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지만, 바쁘지 않다>

<바쁘지만, 바쁘지 않다>

나는 바쁘지 않다. 종종 근황을 물을 때, 사람들이 <요즘 어때, 바쁘지?> 라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대답하는 답이다. 바쁘지 않다. 정말로 바쁘지 않은지, 캘린더를 보면 주중에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미팅이 연달아서 잡혀있고, 점심이든 저녁이든 최대한 사람들 많이 만나서 교류하려고 힘쓰고 있다. 스케줄이 꽉 차있는데, 바쁘지 않다고 하면 사람들은 의아해하고는 한다.


바쁘다는 말을 두 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스케줄이 많음]과 [바쁨]은 서로 다른 말이다. 물리적으로 스케줄이 존재하는 것은 정말로 물리적인 것에 그친다. 침대에 누워있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바쁨]은 정신적인 개념이다. 누구는 스케줄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해야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바쁠 수도 있는 것이고, 스케줄이 꽉꽉차있는 사람일지라도 이를 커버할 수 있는 capability가 좋아서 바쁘지 않을수도 있어서. 그래서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바쁘지는 않다]라고 대답하는 게 더 좋은 말이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말과 행동에서 그리고 내 상태에서 전달되는 에너지가 있다. 기왕이면 좋은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좋다. (나에게도, 나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써주는 사람들에게도) 그러려면 더더욱 '바빠서'는 안된다. 캘린더를 꽉꽉 채우는 목적이 절대로 '나 열심히 살고 있어'를 스스로 합리화 하기 위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스케줄을 소화할 역량이 없다면, 스케줄을 줄여야 하고 -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 수준을 계속 늘려나가야 한다. 일이 많다고, 정신이 없다고, 그럴 때는 오히려 '미안한데, 지금 바쁜 프로젝트가 있어서 차라리 2주 후에 기분 좋게 보는 게 어때?'라고 하는 말이 더 좋은 방식이다. 스스로의 역량을 잘 파악하고, [누워있지는 않지만, 바쁘지 않은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게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와 좋은 업무 능력을 갖춰나가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