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문제는 내게 있었다>

<결국 문제는 내게 있었다>

예전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는 사람들 보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끝까지 토론하고 반박해서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입증하고, 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게 맞는 태도인 줄 알았고,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불협화음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하는 것 정도로만 생각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는 (성숙했다고 할까)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더라도, 끝까지 들어주고, 그 사람이 믿고 있는 기본적인 전제가 무엇인지를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듣는 과정이 길어질수록, 그 전제를 이해하기 쉬워지니까. 듣는 과정이 짧을수록, 그 사람이 무엇을 믿는지 이해할 수 없으니까, 들어야만 한다. 그리고 듣고, 전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불협화음은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은 처리해야 하니까.

시간이 더 지나서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인지하게 되는 순간,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내가 믿고 있는 전제가 무엇인지, 상대방의 전제와 내가 가진 전제를 서로 비교해본다. 그리고 내 전제에서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고, 상대방에게 맞출 수 있는 액션을 만들고, 맞춰 나간다. 그런 과정에서 상대방도 한 보 양보하게 되고, 서로가 불협화음 없이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돌아보면, 상대방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내가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들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문제는 상대방이 아니라, 나였다. 이 간단한 사실을 알아차리느라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갑자기 비가와서 생각나서 10분 동안 끄적인 메모. 상대방은 나를 보면서,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 한다고 답답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