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위해 쓰는 내 생각이다>

<내가 나를 위해 쓰는 내 생각이다>

한 번 글을 쓰기 시작하면, 아무리 길어도 30분 이상을 넘기지 않는다. 사실 말이 30분이지, 첫 문장을 쓰면 글의 초안을 완성하기까지 10분 채 걸리지 않는다. 글의 구조를 바꾸지도 않고, 문장도 왠만하면 바꾸지 않는다. 잘못된 문장들 있거나, 어색한 문장 있어도 기왕이면 바꾸지 않고 흐름 정도만 한번 체크하고 바로 퍼블리시 한다. 그래서 내 글들은 완벽한 짜임새의 글들이 아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글 쓰는 시간 자체에 시간 많이 들이는 것 보다(하나의 글을 위해서), 여러 글들 쓰는 게 좋고, 글 쓰는 게 본업도 아니니까 짬 내서 시간 쓰는 사람의 핑계일 수도 있는데 - 이런 이유들은 가져다 붙이는 이유들이고, 실제로 글 쓰는 프로세스가 그렇게 세팅이 안되서 그렇다. 주로 어떤 글을 써보면 어떨까에 대한 아이디어(주로 키워드로 머릿속에 등장한다)는 운전하는 길에서, 산책하는 길에서, 스트레칭 하면서 갑자기 떠오른다. 그리고 그 키워드를 잡고 첫 문장을 쓰면, 그 뒤의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만약 그 뒤의 글들이 써지지 않으면, (주로 10분을 넘어가면) 애초에 그건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인정한다. 그리고 글을 지우고, 퍼블리시를 안한다. 생각이 여물때까지 기다린다. 글을 쓰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생각에 대해서 기록화 하려고 글을 쓰는 것이다.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있으면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글로 표현되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 구조를 잡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특히 내가 이 블로그에 쓰는 타입의 글들은 더더욱)


이렇게 여러 글을 쓰다 보면, 가끔은 반응도 좋고,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사냐고 물어보기도 하는데 - 내가 쓰는 글처럼 내가 살 수만 있다면 나는 지금 훨씬 더 엄청난 사람 되어있을 거다.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니까,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스스로에게 하는 말들을 주로 글로 쓰는 셈이다. 항상 NEXT에 대해서 고민하다보면, 그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지 생각한다. 그게 머릿속에 계속 가득차 있으니, 이러면 어떨까, 저러면 어떨까, 이런게 필요한게 아닐까 키워드가 등장한다. 그러면 그 키워드들을 글로 정리하는 거다.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쓰는 글이다. 그래서 결코 '내가 잘 해서' 쓰는 글이 아니라, '내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들에 대해서 기록을 남긴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생각을 쓰면, 쓸수록, 더 단순해져야 한다. 복잡한 용어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복잡한 구조로 생각을 정리하는 건 생각이 없기 때문에, 혹은 생각이 깊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거다. 글을 쓸 때도, 생각이 복잡하거나 없으면 글이 어려워진다. 글의 흐름이 복잡해진다. 읽히지가 않는다. 한국어를 아는 사람이면, 어떤 사람이 읽어도 스르륵 읽히게끔 하면서도 - 그 안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뷰포인트와 관점을 전달할 수 있는 글을 계속 써야된다. 그게 내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고, 글을 쓰는 과정 자체가 나 스스로를 '복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다. 누군가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다시 말하지만 '나를' 위한 글이어야만 한다. 이건 '내가 나를 위해 쓰는 내 생각이다'.